#1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양분화
18세기 중반,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는 코메디아 델라르테를 빈약한 줄거리 수준의 작품에서 문학성이 있는 완벽한 대본 작품으로 수준을 끌어올렸다. 그는 연극이 환상에서 탈피하여 사실적으로 그려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보다 더 현실적인 인물들을 등장시켰고, 가면이나 즉흥적인 요소를 많이 배제하였다. 그는 등장인물의 고정적인 인물적 특징을 억제하고 품위 있는 인물들로 묘사했다. 골도니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극작가 '카를로 고치' 골도니가 주장하는 사실주의적 접근은 코메디아 델라르테를 진부하고 세속적이며 의미 없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치는 몽환극의 형식을 이용한 코메디아 델라르테를 선보였다. 산문과 시를 합치고, 즉흥적이고 의도적인 연기를 결합시키는 시도를 했다. 고치가 공연한 작품은 대부분 몽환극으로, 아시아의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아시아 신화의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는 고치의 생각과 잘 맞았다. 그는 일상생활이나 사실적인 묘사, 동시대의 분위기 등을 작품으로 쓰는 것을 극도로 꺼려 했으며, 온 무대 장치와 공연의 모든 요소들을 환상적인 공상의 세계로 만들었다.
이처럼 이탈리아에서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나아갈 방향을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인공성을 덜어야 한다는 사실주의와 보다 더 환상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반 사실주의로 양분되었다.
#2 18세기의 극장
18세기의 유럽 전역에서 극장 건물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일이 일어났다. 극장들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특징과 방식을 유지하여 지었으며, 이탈리아식 프로시니엄 아치와 기둥과 원근법에 따라 그려진 배경 그림 등 완벽한 작업 체계를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의 방식으로 변형을 하였는데, 먼저 새로운 관객을 수용하기 위해 규모가 확장되었고 실내는 어느 자리에서나 무대가 잘 보이도록 타원형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제4의 벽'이라는 관습을 유지하기 위해 무대 위에 올라와 관람하던 관객들이 모두 무대 아래로 내려가게 되었다. 따라서 관객과 배우가 서로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그 둘을 분리해 주었다. 무대는 더 깊고 커졌으며,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프로시니엄 아치 뒤에서 이루어졌다. 무대 배경막은 채색되었고, 무대 변환은 윙과 셔터를 이용해 행해졌다. 18세기 유럽 대륙에 건설된 극장들은 유명한 예술가와 무대 디자이너에 의해 고안되었으며 매우 화려했다.
#3 연출가의 등장
18세기의 연극에서 나타난 가장 중요한 발전은 아마도 '무대제작 실무자' 즉, 현개의 연출가와 같은 기능을 하는 역할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18세기에는 많은 극작가들과 주연급 배우들이 통상적으로 연출가의 역할을 겸했다. 때문에 실제 연출은 최소화되었고, 공연을 감독하고 배우들을 통합시키며 전반적으로 공연을 지휘해 줄 역할이 필요했다. 영국의 배우인 '데이비드 개릭'과 독일의 극작가인 '볼프강 폰 괴테'가 현대 무대 연출의 창설자로 불리는 두 사람이다.
데이비드 개릭은 18세기 영국의 연극을 부흥시키고, 공연의 전 제작 과정을 감독했다. 개릭은 드루어리 레인 극장 경영의 동업자이며 연출가로서의 개혁을 일구었다. 그의 연출은 자신의 연기 이론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배우는 세심한 준비와 연구에 근거하여 등장인물의 개성적인 특징을 발전시켜야 했고, 엄격한 훈련을 통해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작품의 시각적인 요소에도 관심이 많아서 혁신적인 무대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무대 조명과 의상, 가면 등을 시도하였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일의 연출가이자 극작가, 소설가, 비평가, 철학자이다. 괴테는 철저한 연습을 통해 배우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내길 바랐다. 그리고 배우들이 서로 대화하기보다는 관객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배우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배우들이 기능과 전문성을 착실하게 습득하도록 했고, 그들의 일상생활에서의 품행까지도 세밀하게 감독했다. 괴테는 세심하게 무대와 의상을 감독했고, 심지어 관객들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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